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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실용적인 학문임과 동시에 인문학, 공학지식, 역사, 미술학을 겸한 학문이다.
계획된 하나의 구획과 구체가 될 선을 그리는 추상적 작업은 한사람의 머리속의 그림과 아이디어로 나오지만
선 하나를 둘러싼 경제적 상황, 양식, 시대 배경의 이해와 같은 복합적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우리가 눈에 보는 결과가 도출된다.
나는 이 과정이 캔버스에 유화를 덧대는 예술처럼 느껴진다.
많은 덧칠을 하여 색을 입히듯. 상당히 긴 시간 지식을 축척하여 선 하나에 축약된 의도를 내포한다.
글을 쓰는 현재, 류이치 사카모토가 연주하는 Aqua 을 감상하고 있다.
작고하신 그분의 많은 작품 중 Aqua는 그분의 축적된 지식이 실타래 풀듯 은은히 쌓여진 것과 같았다.
나는 잔잔히 코드를 치는 그분의 모습에서 마치 건축가 한 사람이 자신이 설계하고자 하는 방향을 긴 시간을 통해 그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건축이란 음악처럼 즉흥적이지도 않으며, 오감을 전율일으키게할 소리도 없으나. 구획된 선에서 보여질 그림자와 다채로운 천장고 높이에서 나즈막하게 사람을 감싸는 공간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예술이지 않을까.
10년이 넘어가는 건축공부의 시간동안, 다행히 나에게 aqua 곡과 같이, 나만의 생각이 부여된 작품을 지었던. 내가 그리고자 했던 선을 그려봤던 경험이 존재했음을, 그리고 쌓인 선들이 실제가 되어 공간이 되었음을 다시금 원동력으로 삼아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gSuHD4jzN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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