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실용적인 학문임과 동시에 인문학, 공학지식, 역사, 미술학을 겸한 학문이다. 계획된 하나의 구획과 구체가 될 선을 그리는 추상적 작업은 한사람의 머리속의 그림과 아이디어로 나오지만 선 하나를 둘러싼 경제적 상황, 양식, 시대 배경의 이해와 같은 복합적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우리가 눈에 보는 결과가 도출된다. 나는 이 과정이 캔버스에 유화를 덧대는 예술처럼 느껴진다. 많은 덧칠을 하여 색을 입히듯. 상당히 긴 시간 지식을 축척하여 선 하나에 축약된 의도를 내포한다. 글을 쓰는 현재, 류이치 사카모토가 연주하는 Aqua 을 감상하고 있다. 작고하신 그분의 많은 작품 중 Aqua는 그분의 축적된 지식이 실타래 풀듯 은은히 쌓여진 것과 같았다. 나는 잔잔히 코드를 치는 그분의 모습에서 마치 건축가 한 사람..